모리스 Maurice - 두서없이 지껄이기 2 words

장대한 로맨스!

작가는 명백하게 자기의 작품에 빠져 있었다. (그 자신도 인정했듯) 아주 깊게.
그것이 나쁜가? 아마도 어떤 면에서는.

다 읽었다. 그리고 어제와는 약간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적어도 한 가지 선택에 있어서는, 영화가 소설보다 우위에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그 한가지 변수가 후반부 전체를 변화시켰다. 작가가 해피 엔딩의 욕구에 빠져 뒷부분을 진실의 로맨스로 쳐올릴 때, 의뭉스런 아이보리 사단은 (리즐리를 희생시키며) 현명하게 끼워놓은 설정 덕에 좀 더 아름다운 빛을 빚어낼 수 있었다.

내가 그 영화를 좋아한 이유의 3분의 1은 마지막 장면 때문이었다. 손에 넣을 수 없는 것, 지나간 아름다움에 대한 슬픔, 소중한 것에 대한 애절함, 섬세한 체념, 사랑. 두 컷안에 그 모든 것이 촘촘히 박혀 있었다. (아이보리 사단의 음악 담당자가 코멘터리에서 'memory'라고 웅얼거렸다. 바로 그것이다. 그 작자는 핵심을 알고 있었다. 제길.)
소설에서 마지막 장면은 그런 잔향을 갖지 못했다. 영화와 달리 클라이브가 모리스를 진정으로 배신했기 때문에. 자기가 그런 줄도 모르는 완전한 추잡함이 되었기 때문에. 영화에서 클라이브는 적어도 감정적으로 모리스를 배신하지는 않았다. 그건 아주 클라이브다운, 겁에 질린 자의 비겁한 선택이었다. 그 덕에 영화는 이중 고통의 깊이를 가지게 되었고, 그건 영화의 뒤에서 은밀하게 흘러가는 지류였다. 그래서 소설이 미친 듯 간지럽게 풀풀 날기 시작한 부분부터, 영화는 오히려 앞부분의 엉성함을 상쇄시킬 힘을 얻은 것이다.

어쨌든 휴 그랜트의 콧수염은 훌륭했다. 치아가 들쭉날쭉한 앤과 평범해서 미치겠는 모리스의 여동생들은 미스 캐스팅이었다고 멋대로 생각하고 있지만, 정치인 클라이브와 휴 그랜트의 콧수염은 정말 잘 어울린다.

그리고

자막 뱉어 자막! 물 건너온 정품 DVD인데 자막도 볼 수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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