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의 아이들》수록작 <침팬지의 교황> 중 quotes

(전략) 침팬지 중 가장 똑똑한 녀석들이 벤델만스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즉각 알아차리고 이상한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몸집이 커다란 인간이 썩은 바나나야." 내가 가까운 곳에 있었을 때 라모나가 밈지에게 그렇게 말했다. "저 사람 속이 텅텅 비어 가네." 벤델만스가 우리 곁을 비틀거리며 지나갈 때 레오가 내게 말했다. 침팬지들의 은유법은 항상 날 놀라게 한다. 그리고 곤조는 그에게 대놓고 물었다. "자기, 그렇게 빨리 가는 거야?"

p119


"저쪽에 더 이상한 게 있구먼." 나는 풀밭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림스키가 그쪽에 홀로 서서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침팬지 중에서 가장 나이가 든 그림스키는 털이 회색으로 변해 가고, 대머리가 벗겨지고 있는, 생각이 깊은 녀석이다. 그 녀석은 프로젝트의 거의 초창기부터 이곳에 있었으니까 30살이 다 됐고, 그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거의 없을 정도였다.
그림스키의 왼쪽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거대한 떡갈나무 그늘에 레오가 홀로 사색에 잠긴 채 비슷한 형태로 서 있었다. 레오는 스무 살이고 알파 집단의 수컷이며, 가장 힘이 셀 뿐만 아니라 가장 머리가 좋은 녀석이다. 두 녀석이 각각 격리된 자신만의 구역에서 마치 파수꾼이라도 된 듯 이스터 섬의 석상처럼 깊은 생각에 잠긴 걸 보고 있자니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철학자들 났구먼." 요스트가 중얼거렸다.

p126


우린 레오와 이야기를 했다. 침팬지가 교활하고 속임수를 잘 쓰는 동물일지는 몰라도, 침팬지계의 아인슈타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가장 명석한 레오조차도 거짓말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았다. 레오에게 치코리가 있는 곳을 묻자, 그는 치코리가 이제 인간이라고 답변했다. 난 그 말에 소름이 끼쳤다. 레오는 그림스키도 역시 인간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인간이 됐다는 걸 어떻게 아느냐고 했더니 레오는 이렇게 대꾸했다. "그들은 벤델만스가 간 곳으로 갔다. 인간이 사라지면 신이 된다. 침팬지가 사라지면 인간이 되는 거고. 맞지?"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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